실패를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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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철모르고 잘 나지도 못했는데, 잘 난척하고 살았다. 이때부터 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20대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미래를 개척하려고 했지만 벽에 부딪힐때마다 포기하고 숨어버렸다. 그리고 핑계를 댔다.


    30대 포기가 늘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늦어진다. 친구들은 대리 과장인데... 난 신입사원. 자꾸 갭을 줄이려는 생각은 하는데 노력은 하지 않는다. 결국 돈이 해결해줄것으로 생각해 퇴사를 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 초기 서울시 프로젝트에 당선돼 지원을 받으며 열심히 시작한다. 처음 사업에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다. 홈페이지 기획하는 법, 홈페이지 제작의뢰, 외주, 디자인 등등 이외에도 마케팅하는 법, 회사 운영하는법, 직원 다루는 법, 정말 혼자서 이 모든 걸 한다는 건 정말 힘!들!다! 그리고 난 IT를 처음 해보는 초짜였다.


    잠을 줄여가면서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왜 그렇게 부족한게 많은지...

    1년여간 가든파이브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서울시 지원금 + 알파, 가족들에게 미안함은 덤

    그때가 2011년이었던가?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아니 사업이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럽다. 장사를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사업과 장사의 차이는...

    사업은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것. 즉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장사는 내가 없으면 힘들다. 몇일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거래처 관리부터 일이 잘 안된다면 이건 장사다.

    그럼 난 지금까지 사업을 해본적이 없다.


    첫번째 사업을 지원금을 받으며 사업을 해서일까? '내 돈 들여 사업하는 건 아니다.' 라는 이상한 생각이 머리속에 자리잡았다.

    그래서 두번째로 시작한 사업은 서울시 지원과제보다 규모가 큰 중기청 과제에 지원하게 된다. 한번 낙방후 합격을 했다. 그게 내 실력인줄 알고 자만하게 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운이다. 



    여하튼 이렇게 시작한 두번째 사업은 앱을 개발해서 플랫폼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영수증기반 회사 경비처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업이었는데, 아이디어는 정말 훌륭했다. 외국 회사들의 운영방식과 회사 다닐때 불편했던 일들의 처리 과정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업이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사업이 없었다. 기회였다. 매스컴도 타게되고 서울시에서 홍보의 기회도 주고, 처음으로 VC들에게 PT도 해보고...

    하지만 개인의 역량은 부족한게 많다.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싼 개발자만 컨택하고 운영이 미흡하기 때문에 직원을 늘릴 생각을 못하고, 잘 안되면 마케팅 탓하고 결국 돈이 안 벌리면 지쳐서 포기해버린다. 이 사업도 2년을 채 가지 못했다.



    2번째 사업을 망했는데 망하지 않은 척했다. 괜한 자존심이었다. 

    실패했으면 실패했다고 알리고,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채워서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 역시 흐지부지 사업을 접게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사업하기 힘들다. 난 열심히 했는데... 또 핑계를 된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중간에 사업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파트너가 추구하는 부동산앱 사업도 같이 진행하게 된다. 여러개를 같이 해서일까? 완벽하게 잘 되는건 없다. 그저 입에 풀칠한다. 



    풀칠하다 지쳐서 번외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정부지원 사업계획서를 써 주는 부업, 개인 파워블로그 운영 등. 부수입이 월급보다 훨씬 짭잘해진다. 당연히 기존 사업에 신경이 덜 가게 된다. 그래서 파트너와 협의하에 다 접고 마케팅 회사를 차린다. 


    여기서 빵 터진다. 시기가 좋았던걸까? 정말 쉽게 돈 버는게 이런거구나 알게된다.

    하지만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거나 더 나아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돈이 들어오면 나태해진다. 포털을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던 우리는 로직 변화와 경쟁자들의 진입으로 결국 버티지 못하게 된다.



    4번째 사업을 준비한다. 배운게 도둑질이라 할줄 아는게 없다. 이번에도 정부지원과제의 도움을 청한다. 4개월에 걸쳐 사업계획서 작성, PT, 평가등을 받았는데 운이 정말 좋았다. 한번에 될 줄 몰랐는데... 플랫폼 사업을 또 시작한다. 지원 받은 금액이 크다보니 개발을 하면서 여유로워진다. 이게 또 함정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 더디다. 그래서 지치게된다. 또 핑계가 난무해진다. 질질 끌다 3년만에 포기한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간략하게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두서없는 글들이 길어졌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4번 사업을 했다는 것, 다른 사람과 같이 한것까지하면 7번, 재미있는 일들, 후회스런 행동들, 부족했던 시간들이 많았었는데, 한번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다. 계속 체크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포기? 핑계? 후회스런 행동? 


    이런 요소들도 한 몫 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아닌척한 내 행동이 문제이지 않았을까? 실패를 부정하지말고 받아들였다면 왜 실패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테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뚜렷해졌을텐데...


    그래서 언제나 머리속이 복잡하고 깔끔하지 못했던거 같다.


    7월말 정말 무더운 날씨에 강남 사무실을 접고 집 근처로 이사했을 때, 이런 시간을 더 빨리 가졌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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